Jeong Ju Won | metabeta





메타베타 - 무한 변주의 실험장

정주원 작가의 작업은 곧 그의 삶 자체이며, 매 순간에 맞닿아 있는 질문과 시선의 흔적을 담아낸다. 그의 예술은 캔버스 위에서 단순한 붓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이번 전시 《메타베타》는 그러한 탐색과 실험이 축적된 지층이자, 표면과 재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최근 경험들이 은유적으로 담겨 있다. 여행 중에 마주한 자연의 모습과 밤 산책 중 만난 풍경. 또한, 치과 치료 과정에서 관찰한 치아의 표면은 그에게 노화와 변화, 그리고 인공적 보완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작가의 작업에서는 또한 인간과 자연의 순환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4대가 함께 사는 가족 형태를 경험하며 세대 간의 돌봄과 생명의 이어짐을 주제로, 나이 든 노인의 얼굴과 어린 생명의 얼굴을 교차시켜 보며 삶과 죽음의 순환을 나무의 표면에 비유해 탐구한다. 특히 나무 표면에 대한 작가의 탐구는 중요한 작업 주제 중 하나다. 나무 껍질을 통해 인간의 노화와 인생의 흔적을 빗대어 표현하는 시선은 외형적 형태에서 패턴과 질감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방식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마치 여러 겹의 지푸라기나 자연의 물결 같은 형상으로 탐구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표면의 질감과 깊이를 통해 자신만의 시각적 언어를 구축해 나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가는 자연의 단순한 면모로 인간을 그린다. 예를 들면, 회화 안에 숨겨진 표정이 드러나는 눈과 같은 소소한 감각을 통해 인간의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점이다. 그의 작품 속에서 피어난 표정의 탄생들은 추상과 구상 사이에 놓인 충동적이고 양가적인 감정으로 표현된다. 이는 진지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의도적으로 경계를 허무는 예술적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현재까지 작품 표면에 남겨진 크랙과 특유의 마른 듯 마르지 않은 듯한 질감에 대한 이야기는 정주원 작가의 작업에서 중요한 서사로 자리 잡았다. 그의 재료 실험은 2022년 개인전 《불멸의 크랙》에서 본격적으로 빛을 발했다. 당시 백토와 동양화 재료를 사용한 아교 템페라 기법으로 작업하면서 자연스레 발생한 크랙은 작가의 작업 과정에서 두려운 대상이었다. 크랙은 완벽한 형태의 붕괴이자 미래의 불확실성을 상징하는 불안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러한 결함을 없애야 할 대상으로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크랙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결함을 제거하는 대신, 그와 공존하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시도가 시작된 것이다.

정주원 작가는 크랙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불완전함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마치 노화가 신체에 흔적을 남기듯, 크랙 또한 작품의 일부로서 고유한 서사를 담아내는 요소가 되었다. 이는 작가의 작업 세계에 깊은 변화를 불러왔다. 크랙을 통해 발전된 그만의 표면 작업 방식은 영속성과 일시성 사이의 긴장감을 탐구하는 여정으로 이어가고 있다.

진짜와 가짜가 섞여 있는 치아에 대한 관심도 이러한 실험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노화와 변화의 과정에서 신체 일부가 외부 물질로 대체되는 현상에 주목한다. 치아가 손상될 때 금이나 아말감으로 채워지는 것처럼, 그의 작품에서도 재료와 표면의 결합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한다. 이처럼 정주원 작가는 재료의 물성과 서사를 조화롭게 엮어, 표면에 남겨진 흔적마저도 작품의 일부로 완성해 나간다.

이번 전시 《메타베타》는 그의 예술적 여정에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번 작업에서 그는 한 가지 주제에 머물지 않고, 변화와 유연함을 중심으로 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마치 ‘메타몽’처럼 고정된 모습 없이 계속 변모하며, 다음 단계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작업 방식을 택한다.




Metabeta – A Field of Infinite Variations

The work of artist Jeong Juwon is essentially an extension of her life, capturing traces of the questions and perspectives that resonate with each moment. Her art is not confined to mere brushstrokes on a canvas but serves as a vital medium that bridges the artist with the world. The exhibition 《Metabeta》 embodies the strata of her explorations and experiments, offering profound insights into surfaces and materials.

This exhibition metaphorically reflects the artist’s recent experiences — glimpses of nature encountered during her travels, scenes witnessed on late-night walks, and observations of dental surfaces during treatment. These moments prompted reflections on aging, transformation, and the artificial ways we seek to restore or compensate for change.

In the work of Jeong Juwon, the cycles of human life and nature emerge as significant themes. Her experiences within a multigenerational household have shaped her exploration of care across generations and the continuity of life. By juxtaposing the faces of the elderly with those of young children, she draws parallels between life and death, likening these transitions to the surface of a tree. The artist’s ongoing investigation of tree surfaces has become a central theme in her practice. She uses the bark of trees as a metaphor for human aging and the traces left by life, shifting her focus from form to patterns and textures. This exploration takes on shapes reminiscent of layered straw or the ripples of nature, allowing her to construct a unique visual language through the interplay of surface texture and depth.

Juwon portrays humanity through simple elements of nature, capturing subtle human expressions hidden within her paintings—like the glimmer of emotion revealed through an eye. These expressions, born within her works, convey ambivalent emotions that oscillate between abstraction and figuration. This creates an artistic tension that intentionally blurs boundaries while maintaining a serious tone.

A recurring narrative in her work involves cracks and the distinctive texture that seems simultaneously dry and not dry. This motif gained prominence during her 2022 solo exhibition, 《The Immortal Crack》 In this series, she employed a glue tempera technique using white clay and traditional Asian art materials, which naturally resulted in cracks on the surface. Initially, these cracks were a source of anxiety for the artist, symbolizing both the collapse of perfection and the uncertainty of the future. While she first regarded them as flaws to eliminate, over time, he began to see them in a new light, initiating an exploration into ways to coexist with these imperfections rather than erasing them.

Through cracks, Juwon discovered the beauty of impermanence and the passage of time. Just as aging leaves marks on the body, cracks became integral elements of her works, imbued with their own narratives. This shift brought profound changes to her artistic practice. Her surface work, developed through an engagement with cracks, now embodies the tension between permanence and transience. This line of inquiry extends to her fascination with teeth, where the blending of the real and artificial mirrors her material experiments. She reflects on how parts of the body, like damaged teeth, are replaced with foreign substances—such as gold or amalgam fillings—mirroring the way her works merge different materials and surfaces to create new meanings. In this manner, she harmonizes the materiality and narratives of her mediums, treating even the traces left on surfaces as integral elements of her art.

The exhibition 《Metabeta》 offers a glimpse into this phase of Jeong Juwon’s artistic journey. In these works, she avoids lingering on a single theme, instead embracing transformation and fluidity. Like the constantly shifting Pokémon “Ditto” she adopts a working method that is open to change, leaving room for the possibility of new stages ahead.




















Artist’s Statement
캔버스 앞에 앉았을 때에 내 살갗에 맞닿아 있다고 생각되는 문제,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을 그리려고 한다. 회화는 그리는 사람의 몸과 가장 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매체라고 생각하며, 작가와 작업 사이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내가 발 딛고 있는 지점, 나를 둘러싼 상황, 개인적 서사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곤 했다. 지금까지 그려온 그림들은 어찌 보면 모두 나를 둘러싼 상황에서 시작된, 나를 주장하는 이야기였다. ‘미술을 하는 청년작가로서의 나’, 와 같이 ‘나의 입장에서 하는, 나의 이야기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작업의 시작점이 대부분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곳인 셈이다.

표현방식에서는 동양화 재료를 사용해서 회화적 회화, 즉 페인터리 페인팅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화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물감의 물성이나 붓질 등을 동양화 재료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고민이다. 두께나 색감 등 동양화 재료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백토(흙)와 아교액, 동양화 물감을 적절히 배합해 물감을 직접 만들어 그리는 ‘아교 템페라‘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백토를 적절히 이용하는 아교 템페라 기법은 동양화 재료로도 물성이나 붓질을 살리는 것이 가능해진다.

2022년의 개인전 《불멸의 크랙》은 작품 표면의 크랙과 작품의 보존성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 작업이다. 흙과 물감을 혼합해 사용하는 아교 템페라 기법을 사용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작품 표면에 크랙이 생긴다. 이 크랙을 ‘없애야 할 것, 박멸해야 할 것’ 이라고 생각하다가 생각을 바꿔 크랙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다. 크랙이 두려운 이유는 미래의 안정성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고, 미래가 확실히 보장되는 크랙이라면 두렵지 않은 존재가 될 것이다. 아주 연약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보존되고 유지되는 크랙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재료 실험을 진행했다.

2021년의 개인전 《목젖까지 던지세요, 사랑에》는 작업만 하던 예전과는 달리 간병이나 육아같이 사랑하는 타인을 위해 일정한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시작한 작업이다. 내가 놓인 상황이 나로 하여금 사랑은 무엇인가, 특히 자발적인 희생을 감수하게 하는 측면에서, 사랑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되뇌어보게 만들었다. 사랑의 시작, 중간, 끝과 같은 여러 시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장면들을 풍경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2017-2018년의 개인전 《엄마, 미술해서 미안해》는 예술가로서, 누군가의 딸로서, 한 시대의 청년으로서 처한 상황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엄연한 노동이지만 노동으로 인정되지 않는 미술 행위 앞에서 어떤 태도로 미술을 지속해 나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탈-불안 릴레이>시리즈는 예술가로서 노동의 성과를 증명하기 위해 정해진 기간 동안 매일 1개의 작업을 완성하는 작업이었다. 나는 이 시리즈를 통해 예술가로서의 삶을 지속할 수 있는가에 대한 자조적인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동시에 보여주고자 했다.




Q&A with Juwon Jeong 정주원

Q: 이번 전시를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키워드 다섯 가지는?

A: 변곡점, 표면, 이야기, 여러 갈래 길, 시도


Q: 이번 전시 제목에서 ‘메타몽’의 ‘메타‘를 인용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메타몽의 어떤 점이 작가님으로 하여금 매력적인 소재가 되었는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저는 요새 (아직도!) ‘포켓몬 고’라는 게임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문득, 포켓몬의 ‘포켓’과 이번 전시공간인 포켓테일즈의 ‘포켓’이 관련이 있을까 하는 망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포켓몬 중 하나인 ‘메타몽’에게 생각이 닿았는데요. 요즘 저의 작업에 대한 태도가 모양을 바꾸는 메타몽과 비슷하다는 것을 인지했어요. 한 가지 주제나 소재에 몰두하거나 빠져드는 태도를 지양하고, 새로운 다음 단계를 모색하면서, 최대한 정의되지 않고 열린 느낌으로 작업을 하려고 하거든요. 그러다가 메타몽의 ‘메타’가 원래 무슨 뜻인지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봤어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메타는 "사이에, 뒤에, 다음에, 넘어서"라는 뜻이더라고요. 그 뜻이 딱 지금 저의 상태와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껏 쌓아온 작업들의 다음을 생각하고 있으나, 아직 어떠한 확신은 없고, 모든 문을 열어놓고 찾아보는 단계요. 그런 단계의 저를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메타 뒤에 붙는 ‘베타’는 흔히 게임이나 이런 것들이 출시될 때 시험판을 베타 버전이라고 하잖아요? 이런 의미를 가져와서, 변화와 새로운 단계를 위한 실험 과정의 시험판이라는 의미로 “메타베타”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Q: 근래에 작가님의 눈길을 끄는 주변 환경이나 사물들이 있으신가요? 그다음으로 작업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다면 어떠한 결과물로 이어지나요?

A: 근 1년간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운전을 하는 시간이 늘어난 거예요. 작업실을 김포로 옮기면서, 제가 아무리 바빠도 줄일 수 없는 출퇴근 시간이 매일 2시간 정도 생겼어요. 그 시간이 저에게는 쉬는 시간이기도 하고, 생각을 전개하거나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한 것 같아요. 또, 차 안에서 보는 풍경이 하루에 보는 풍경의 전부가 될 때가 많으니, 운전하면서 보는 뷰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많이 받게 되었어요. 저의 시점은 프레임처럼 고정되어 있고, 풍경이 계속 바뀌는 것이나 동시에 정면, 후면, 좌측, 우측을 모두 인지하고 있어야만 하는 그 감각이 재밌다고 느껴요. 아직 작업이라는 결과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장독대에 묻어두고 묵히듯이 마음속에 묵혀서 발효시키고 있는 단계인 것 같아요. 언젠가는 그릴 것 같아요. 

또, 이번에 치아를 그린 그림이 몇 개 있는데요. 다들 왜 이빨을 그리는지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제 입장에서는 치아를 그리는 것이 나무를 그리거나 인물을 그리거나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서 특별하게 생각하지는 않던 상태였어요. 오히려 역으로, 질문을 받고 나서 추적하듯 생각해보게 됐어요. 일단 지난 몇 개월간 지속적으로 치과치료를 받으면서, 시각적으로 이빨의 사진이나 엑스레이 등을 볼 기회가 많아졌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치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제 생각에 이는 노화나 생활습관 등의 영향으로 망가지기 쉽고, 그만큼 외부물질로 대체되기 쉬운 신체부위인 것 같아요. 우리 모두 가짜 이빨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죠. 레진, 아말감, 도자기, 금 등으로 만든 것들이요. 지난 개인전에서 노화에 대해서 그리면서, 다리를 도와주는 지팡이나, 숱 없는 머리를 가려주는 모자 같이 신체를 대체하는 물건들에 흥미를 좀 느꼈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빨은 아주 쉽게 외부 물질로 대체되는 부위라는 점, 가짜 이빨과 진짜 이빨이 이질감 없이 섞여 있다는 점, 수정과 덧대기를 반복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어요. 끝없이 덧대고 갈아내고 보완하는 점이 제 그림에서 표면을 다루는 과정과도 비슷하다고도 느꼈고요. 


Q: 작품 특유의 표면에 드러나는 질감은 작가님만의 개성적인 면모로 보입니다. 그만큼 재료나 연구되는 부분이 있으실 것 같아요.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과 변화가 전시마다 느껴집니다. 현재까지 이 과정 동안 작가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지점이나 감상이 궁금합니다.

A: 맞아요. 제가 쓰는 재료들이 일반적이지 않다 보니까, 겪게 되었던 고난과 고민의 역사가 있어요.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는데, 학부 때 전공은 동양화였고, 대학원 때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지만 회화였죠. 그래서인지 동양화 치고는 서양화 같고, 서양화 치고는 동양화 같은 지점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좋게 말하면 실험적인 방식으로, 안 좋게 말하면 보증되지 않은 방식으로 재료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캔버스라는 서양화의 지지체에 동양화의 채색 재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료에 대한 실험과 연구가 계속 동반되어야만 했죠. 그게 극대화된 시기가 2022년 개인전 <불멸의 크랙>에서였어요. 오죽 고민이었으면, 재료에 대한 고민 그 자체를 주제로 삼았겠어요. 백토라는 흙을 사용하다 보니까, 작품에 크랙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크랙이 그림의 잠재적 구매자에게는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지점이라는 걸 명확히 인식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 크랙이 제 경제적 여유와 안정적인 미래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느껴져서, 원망스럽기도 하고, 박멸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크랙이 왜 문제일까, 생각하다가 크랙이 꺼려지는 이유는 이것이 미래에 더 커지거나 박탈되어 나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라는 생각에 미쳤습니다. 달리 말하면, 현 상태가 영원히 유지된다면, 죽지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이 시기에 ‘불멸의 크랙’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여러가지 재료적 실험을 해 나갔어요. 지금은 사실 크랙을 아예 만들지 않는 편이 좋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불멸의 크랙을 만드는 과정들을 통해서 크랙을 다루는 저만의 기술들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작가 정주원의 내년 목표가 있다면?

일단 작가 정주원의 내년 목표라면, 우선적으로 정해진 일정들을 잘 소화해 내는 것입니다. 이와 이어지는 인간 정주원의 내년 목표는, 작가 정주원의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삶과 작업의 균형을 잘 잡는 것입니다. 이 균형잡기가 참 어렵죠. 스스로가 고용주면서도 스스로가 고용인인 작가의 삶에서는 기회를 저버리기는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것이 반짝이는 것일수록 특히 그렇고, 그러면 무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데,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년에는 작가 정주원도 인간 정주원도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스스로 고갈되고 무기력해지지 않게 잘 돌보면서, 작업적으로도 잘해 나가는, 밸런스 보드의 고수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 What are five keywords that best describe this exhibition?

A: Inflection point, surface, narrative, multiple paths, experimentation.


Q: The title of this exhibition references the “Meta” in the Pokémon character “Ditto” What aspects of Ditto made it an appealing concept for you?

A: Lately (still!), I’ve been actively playing Pokémon Go. At one point, I started imagining a connection between the “pocket” in Pokémon and the exhibition space “pokettales” That eventually led me to think about the Pokémon Ditto. I realized that my current approach to art resembles Ditto’s ability to change forms. I avoid immersing myself too deeply in one subject or theme and instead try to maintain an open and undefined attitude, always searching for the next step.

Out of curiosity, I looked up the meaning of “meta” and found that, derived from Greek, it means “among, beyond, behind, or after.” That definition felt like the perfect reflection of my current state—standing at a point where I reflect on the next phase of my work but without any certainty, leaving all doors open to exploration. The “beta” in the title refers to how test versions of games are often called beta versions. I adopted this idea to imply that Metabeta represents a testbed for experimentation—an evolving process toward transformation and new stages.


Q: Are there any objects or environments that have recently caught your attention? If so, how do they influence your work?

A: One of the biggest changes over the past year has been the amount of time I spend driving. Since moving my studio to Gimpo, my daily commute takes about two hours, which has become unavoidable. Surprisingly, that time has turned into both a moment of rest and a space for organizing my thoughts. Many days, the view from my car becomes the only landscape I encounter, which has naturally influenced me. I find it intriguing how my perspective stays fixed, like a frame, while the scenery continuously shifts, and how I must simultaneously be aware of the front, rear, and both sides. This sensory experience is still fermenting in my mind, like pickling in an old jar—I feel I’ll eventually translate it into my art.

Lately, I’ve also painted a few works featuring teeth, which many have found curious. To me, painting teeth isn’t particularly different from painting trees or people. However, the questions I’ve received made me reflect on the subject more deeply. Over the past few months, I’ve had ongoing dental treatments, giving me frequent exposure to images of teeth and X-rays. Naturally, I began thinking about teeth. They seem to be one of the most vulnerable parts of the body, easily damaged by aging and habits, and just as easily replaced with external materials—resin, amalgam, porcelain, or gold.

In my previous solo exhibition on aging, I became fascinated by objects that substitute parts of the body—like canes supporting legs or hats concealing thinning hair. Teeth are similarly interesting because they can be seamlessly replaced by artificial ones. I was drawn to the idea of how real and fake teeth coexist without feeling out of place, and how the constant cycles of replacing and refining them mirror the way I approach surfaces in my paintings.


Q: The textures on the surfaces of your works seem to be a distinctive feature of your art. What thoughts and changes have shaped your process in working with materials throughout your exhibitions?

A: Yes, working with unconventional materials has come with its fair share of challenges and dilemmas. Not many people know that I majored in traditional Korean painting during my undergraduate studies, and my focus shifted to painting in graduate school, though the boundary wasn’t clearly defined. This dual background has created an interesting mix—my work feels like traditional painting with Western influences or vice versa. As a result, I’ve adopted an experimental approach to materials, which might seem unproven to some.

Currently, I apply traditional pigments used in Korean painting on Western-style canvas, requiring continuous research and experimentation. This approach culminated in my 2022 solo exhibition 《The Immortal Crack》, where the challenges with materials became the focus. I often use white clay, which tends to crack on the surface. Over time, I realized that these cracks could make potential buyers hesitant, as they see them as flaws. Initially, I was frustrated and felt that these cracks threatened my financial stability and future. I even thought of them as defects to be eliminated.

However, I started to question why cracks felt so problematic. I realized it stemmed from the fear that they might expand or deteriorate over time. In contrast, if they remained stable or “immortal,” they wouldn’t pose an issue. This led me to explore ways to create cracks that could endure, resulting in numerous material experiments. Although I no longer intentionally create cracks, the process taught me valuable techniques for managing them.


Q: Outside of your art, what are your personal and professional goals for the next year?

A: As an artist, my primary goal for next year is to successfully manage my scheduled projects. Personally, my goal is to find a healthy balance between my artistic practice and personal life. Achieving this balance is always challenging. As an artist, I feel like both my own employer and employee, which makes it hard to turn down opportunities—especially when they seem promising. That often leads to overexertion, which is difficult to avoid. However, my hope for the next year is to find happiness both as the artist Jeong Juwon and as a person. I want to take care of myself, avoid burnout, and thrive artistically. My goal is to become someone who can master the art of balancing, like a pro on a balance board, maintaining stability while navigating both life and work.




Artworks


두 개의 진짜, 두 개의 가짜
Two real ones, Two fake ones


455 × 379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같이 가자
Let's go together


212 × 334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새겨지는 밤
Etching at Night


212 × 334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왼쪽만 보는 사람, 오른쪽만 보는 사람
Person who only looks left, Person who only looks right


334 × 212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매달려도 괜찮아
It's okay to hang on


334 × 212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나무의 식
Ceremony of tree


212 × 334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모든 것의 무덤
Grave of everything


212 × 334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나무 돌보미
Tree caretaker


334 × 212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푸른 더미
Blue pile


334 × 212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걷는 껍질
Walking bark


334 × 212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이빨 정령
Tooth spirit


730 × 730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이빨 아치
Tooth arch


530 × 455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짙은 자국
Deep mark


1168 × 910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촘촘한 자국
Tightly packed mark


1455 × 970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아롱거리는 자국
Shimmering mark


500 × 500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잠긴 자국
Sunken mark


730 × 730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곱씹은 자국
Pondering mark


455 × 379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선명한 자국
Clear mark

455 × 379 mm
캔버스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canvas
2024






메타베타 metabeta

1440 × 750 mm (each)
순지에 백토, 동양화 물감
korean paint, kaolin on korean paper
2024





Artist

정주원 Juwon Jeong (b.1992)


정주원 작가가 생각하는 회화란 그리는 사람의 몸과 가장 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매체라고 여기며, 작가와 작업 사이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작가가 발 딛고 있는 지점, 나를 둘러싼 상황, 개인적 서사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곤 했다. 표현방식에서는 동양화 재료를 사용해서 회화적 회화, 즉 페인터리 페인팅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화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물감의 물성이나 붓질 등을 동양화 재료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Juwon Jeong considers painting to be the medium most intimately connected to the artist’s body, striving to create works without any sense of disconnection between the creator and the process. For this reason, the themes of her works often originate from the places she stands, the circumstances surrounding her, and her personal narratives. In terms of technique, she aims to achieve painterly painting by using materials traditionally found in Eastern art. She seeks ways to express qualities such as the texture of paint and brushstrokes—typically associated with oil painting—through Eastern art materials.


Education

2018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평면조형전공 전문사 졸업
2016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학사 졸업


Exhibition

- Solo


2024
《팽팽한 위로와 안 웃긴 농담들》, 아트스페이스 보안2, 서울
2022
《불멸의 크랙》, GOP FACTORY, 서울
2021
《목젖까지 던지세요 사랑에》, 온수공간, 서울
2020
《Starry, starry ghost》, 갤러리175, 서울
2018
《엄마, 미술해서 미안해》, 이목화랑, 서울
2017
《엄마, 미술해서 미안해》, Gallery3, 서울
《이야기들에 대한 이야기》, 갤러리 구, 서울


- Group

2024
《두려움은 가장 우아한 무기이다》, APO Project, 서울
《마음에 삼킨 이미지》, 뮤지엄 호두, 천안
《하늘과 바람과 별과 그림》,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파주,
《착륙지점 (Landing Point)》,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2023
《Turning Up》, 아트사이드 갤러리, 서울
《페리지윈터쇼 2023》, 페리지갤러리, 서울
《PERIGEE UNFOLD 2023: 세 개의 전날 저녁》, 페리지갤러리, 서울
《창작스튜디오 교류 기획전: 투엑스라지(XXL)》,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천안
《소유, 소요》,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파주
《New generation》, 해든뮤지움, 강화
《나는 누가 울면 따라 울어요》, 스페이스 소, 서울
《뮤지엄 호두 건립 후원전》,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파주
2022
《뮤지엄 호두 건립 후원전》,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파주
《충남 청년작가 특별전: OPEN to the YOUNG》,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천안
《쇼케이스전: 웰컴 투 아트》,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천안
2021
《너무 작은 심장》, 교보문고 광화문점, 서울
2020
《행복의 뒷맛》, 아트스페이스 휴, 파주
2018
《오늘, 아무도 없었다》, 아트스페이스 풀, 서울
《코쿤 2018》, 스페이스 K_과천, 과천
2017
《다시-주변인》, 금천예술공장 PS333, 서울
《우리는 대화중-중심 아닌 중심에서》, 한예종 복도 갤러리, 서울
《거긴 어때》, 한예종 복도 갤러리, 서울
《놀랍게도 놀라운 것은 없었다》, 아트스페이스 오, 서울
《제 24회 4.3 미술제 회향》, 랩 모나드, 제주도
《그림과 그림》, 누크갤러리, 서울

2016
《시각적 교류; 1456km》, 대만 군산대학교 갤러리, 대만


Residency

2022-2024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9기, 천안
2016-2017
금천예술공장 8기, 서울


Awards and Support
2024
아라리오 뮤지엄 작품 소장
뮤지엄 호두 작품 소장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지원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
2022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지원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
2021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지원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
2017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창작발표형 선정
2016
소마 드로잉센터 아카이빙 소장





◻︎ Artist: 정주원 Juwon Jeong @juwon.jeong
◻︎ Photography : 고정균 Jungkyun Goh
◻︎ Text: 김채송 Chaesong Kim_pokettales Director / 정주원 Juwon Jeong

◻︎ Q&A: 김채송 Chaesong Kim_pokettales Director / 정주원 Juwon Jeong
◻︎ Design: studio PK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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