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tter from Amsterdam
<Letter from Amsterdam> 은 현재 암스테르담에서 도자를 주 매체로 작업하는 정선우의 작업을 한 달에 한 번씩 우편으로 배송 받아 소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가 암스테르담에서의 일상을 마주하며 포착한 순간을 재구성하여 일상과 비일상의 틈 공간에 관한 탐구를 시도한 흔적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정선우 Sun Woo Jung
2021년 네덜란드 게릿 리트벨트 아카데미(Gerrit Rietveld Academie)의 세라믹과를 졸업한 후, 암스테르담에서 도자를 주 매체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녀는 일상 사물에 대한 지속된 관심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법론적 실험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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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2022/OCTOBER - Be Our Guest
추수의 계절 가을엔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는 것을 늘어놓고 사람들과 마주하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들뜬다. 점토로 수많은 파티를 열던 시절, 작가의 어릴 적 기억 속엔 음식과 기물은 말캉 말캉한 형태로 가득했다.
각 지지 않고 둥근 모서리의 촛대는 불이 켜짐과 동시에 그 시간을 향유하는 나와 다른 이들에게 허물없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촛대가 말했다.
부디 이 파티의 손님이 되어주시겠어요?
Be Our Guest
#6 - 2022/SEPTEMBER - Willendorf Vase
백자토를 조금씩 쌓아올리고 시유하여 고온 소성한 유광의 아이보리 빛 기물들은 작가에겐 캔버스로 느껴진다. 백자의 비어있는 느낌 그대로도 아름답지만 유기적 형태의 캔버스를 추상 포슬린 페인팅으로 채워가는 순간, 작가로 하여금 마치 현실 바깥으로 떠나는 여행처럼 궁극적인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오스트리아의 빌렌도르프에서 발굴한 비너스 상의 형태를 닮은 오브제는 정선우 작가의 페인팅을 통해 한층 더 오스트리아의 전원을 떠올리게 한다. 빌렌도르프 베이스를 통해 보는 이 또한 작가가 느낀 시공간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길 바란다.
Venus of Willendorf
Willendorf Vase
#5 - 2022/AUGUST - Goblet
이 달의 작업은 자신만의 독특한 유약 조합을 발견하기 위해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작가의 유약 조합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상 밖의 화학 반응 결과를 유도함으로써 기물 표면에 페인팅적 표현을 시도한 세라믹 고블렛 잔 두 점이다.
두 그루의 나무 같아 보이는 두 잔은 식기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오브제로 전시하거나, 색연필, 볼펜 등 필기구를 개성 있게 꽂아두는 등 일상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모습을 꿈꾸게 한다.
Goblet 1
Goblet 2
#4 - 2022/JULY - Colored Porcelain Lines
캔버스에 추상 드로잉 하듯 색소지를 이용해 평면 위에 자유롭게 구성한 포슬린 작업. 점, 선, 면이 마치 춤을 추는 듯 하다. 평소 작가가 종이에 즐겨 하는 추상 라인 드로잉을 클레이로 표현해 본 실험 단계의 평면 조각을 이 달의 작업으로 소개한다.
Colored Porcelain Lines 1
Colored Porcelain Lines 2
#3 - 2022/JUNE - Teapot
다관(teapot)은 하루 일과 중 마음을 채우거나 또는 비우기도 하는 티타임을 즐겁게 만들어줄 수 있는 사물이다.
작가는 다관, 아날로그시계와 같이 다양한 기계와 도구들이 등장하면서 가속화된 현대 사회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사물들을 자신의 색을 입힌 도자기로 만들어내며 흘러가는 시간에 대해 고찰해 보기를 기대한다.
덩어리의 흙을 평평하게 펼쳐 종이를 자르고 이어붙이듯 놀이의 맥락으로 주전자의 입체적 형상을 만들어낸 작가의 첫 번째 주전자 작업을 이 달의 작업으로 소개한다.
#2 - 2022/MAY - Mushroom
버섯은 식재료로 일상에서 친숙하게 마주하는 대상이지만, 모나지 않은 형태와 부드러운 질감이 작가로 하여금 비현실적이고 공상적인 대상으로 인식하게 한다.
상상 속에 존재하는, 가보지 않은 숲속에서 말랑말랑하게 자라고 있을 것 같은 버섯의 이미지를 함의 형태로 제작한 Tiny Mushroom 세 점을 이달의 작업으로 소개한다.
#1 - 2022/April - Phantom
작가의 작업 전반은 가장 친숙한 풍경 속에서 세계의 물질적 질서와 규칙에 대한 관찰을 통해 새로움을 발견하고자 하는 시도로 구성된다.
그는 자신의 몸이 매일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일상적 공간을 현실로 인식하면서도, 현실 너머의 비일상적 공간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의 끈이 그 현실에 반짝임을 더한다고 믿는다. 이 달의 작업 ‘Phantom’ 은 파스텔 드로잉과 두 점의 작업으로 시작한다. 회색 흙으로 빚은 두 기물 위에 작가의 지속된 광물 조합에 따른 고온 소성 화학 반응 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면을 연출했다.
Phantom 1
‘Phantom 1’의 몸체에는 회색 흙에 섞은 원석 분말에 의해 미세한 반짝임이 연출되고, 움푹한 상단에는 진주빛을 띤 표면이 몸체의 질감과 대비를 이루며 일상과 비일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Phantom 2
‘Phantom 2’의 상단에는 흰 눈 또는 부드러운 거품이 내려앉은 듯한 표면이 각각 연출되었다.
두 조각은 인센스 버너 또는 작은 트레이로 사용될 수 있고, 정의하지 않는 오브제로서 공간에 놓여질 수도 있다.
Sun Woo Jung: @kind.k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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