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ng Ji Won | ME; LUMINARE - Philosopher's Stone

ME; LUMINARE / Philosopher’s Stone

여기 빛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

현대로 접어들수록 문명의 발달에 따라 오히려 퇴화하는 것들이 있다. 놀라운 과학발전의 속도에 품이 많이 드는 일, 섬세한 인간의 손길로 연결되는 손기술은 미래로 접어들수록 후퇴하는 듯하다. 수천 년 동안 인류가 만들어온 문명에서 한 가지 주목하고자 하는 점은 이번 전시의 주제인 장신구; 공예 부분이다. 기원전 시대의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부장품이나 메소포타미아 유물들 중 보석 세공을 보면 현대 장신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그중 이집트 왕가의 무덤에서 발굴된 부장품들을 보면 현대 기술로 재현할 수 없을 것 같은 예술품의 아름다움과 공예 기술이 그들에게 있었다는 것에 놀라울 따름이다.

많은 것을 이룩한 현대에서 바라본 고대 문명은 실로 옛것으로 치부하기에 시간을 거스르는 기술과 철학 정신적인 내용이 숨겨져 있다. 예를 들어 고대의 유리 제작은 신성하였던 것으로 그 제작 과정 자체가 종교적인 의식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유프라테스강 상류 니네베(Nineveh)의 아슈르바니팔(Assurbanipal) 유적에서 발견된 기원전 550년 경의 쐐기 문자 점토판에는 성스러운 달이 뜨는 순간을 찾아 가마를 세우고, 종교적으로 깨끗한 사람만이 유리를 만들 수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유리 원료를 가마에 넣는 날 신상 앞에서 의식을 치르는 당대의 공예가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이는 실로 납을 금으로 만든다는 연금술처럼 신비로운 창조의 세계였던 것이다. 이러한 고대의 호시절을 작가는 동경하고 환생하듯 향수를 느낀다.

현자의 돌

우주에 생기를 불어 넣으며 모든 물리적 정신적 변화의 철학적, 실천적열쇠가 되는 천상의 원소를 연금술사들은 제5의 원소, 곧 퀸테센스라 칭했다.

작가 송지원의 목표는 자연에 있다. 어릴 적 머물렀던 남태평양 해변의 맑고 투명한 물빛은 그녀가 가장 표현하고 싶은 자연의 질감과 색감에 가깝다. 작업의 주재료인 원석들을 고르는 과정부터 작업의 시작일만큼 작가의 기억 속을 지배하는 빛과 색은 자연과 닮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장신구는 작가가 그동안 반지 작업을 하며 손가락을 끼우는 부분을 뚫고 남은 조각들을 비즈로 만들어 목걸이 형태로 소개한다. 대표 작품인 수정 비즈 목걸이는 그야말로 수십 명의 다양한 손가락 굵기가 담겨 있는 것과 같다. 전시를 준비하며 작가가 소장한 옛 바이킹족의 반지를 껴본 일이 있는데, 과거로 관통하는 인상이 드는 신비로운 경험은 이번 장신구를 착용하며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는 접점이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작가가 수집한 화석들과 며칠을 갈고닦아 만든 원석들의 비즈들이 그러하다. 이렇듯 마음을 다해 자연과 정신의 조화로운 균형을 찾는 시간이 쌓일수록 그녀의 돌은 빛이 났다. 기성품을 지양하고 작은 부품마저 손수 세공하여 만든 것들을 엮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는 우리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걸칠 뿐만 아니라, 실로 작가의 고집과 정신적 고양 그리고 자연을 입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마음의 돌, 작가의 마음을 암호화한 수정의 빛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납이 금으로 바뀌는 현자의 돌을 지닌 것만 같다.

Here’s someone who molds light.

As we head into modern society and growth of civilization, there are things that rather degenerate. Heading into the future, fine yet intricate hand crafting skills seem to regress while undergoing scientific development. Among civilizations humankind made through thousands of years, the one factor I want to remark are ornaments; a branch of crafting, which is the theme of our current exhibition. We are able to notice that jewelry found in relics of ancient tombs of Egypt or the Mesopotamians are not so different from modern ornaments. Among these, if we take a look at the artifacts excavated from the tombs of Egyptian royal families, it is quite amazing to see the beauty and craftsmanship that they had almost seem to be unreproducible with modern technology.

Seen from modern times, where we have accomplished so much, ancient civilization has an underlying psychological philosophy and technique that goes back time to just be considered ‘old’. For instance, ancient glass making was a sacred act and it’s process was recorded as of a religious ceremony. ‘The Library of Ashurbanipal’, which is a collection of cuneiform clay tablets from around 550 BCE, were found among Nineveh; upper region of the Euphrates River. Engraved on the tablet says; put up the kiln when the holy moon is up and only a man of absolute sincerity can shape glass. Imagine the craftsmen holding a ritual on the day they place raw materials of glass in to the kiln. It was indeed a universe of magical creation like the alchemy, where they could change lead into gold. Jiwon yearns for this prime ancient era and feels nostalgic as if reincarnated.

Philosopher’s stone

Alchemists named the celestial element, which enlivens the universe and is the philosophical and practical key to all physical and mental health, the 5th element; Quintessence.

Artist Jiwon Song’s destination is in nature.

The clear shimmery water of the South Pacific beach where she settled as a child, is most comparable to the texture and color of nature she wants to portray. The light and color that dominates her memory must resemble nature, so from the process of selecting the rock crystals, the main material, becomes the starting point of her work. The ornaments introduced in our exhibition are presented as a form of a necklace, made by beads that remained after piercing through finger holes in her previous ring works. So the main piece, the crystal bead necklace, is literally the same as containing various finger sizes of dozens of people.

While preparing for this exhibition, the artist tried on an old Viking ring and encountered a mystic feeling of penetrating through the past. We can say that this emotion is the junction of appreciation while trying on the jewelry.

The artist’s collection of fossils and crystals she ground and polished for several nights are examples of those. Like this, as the time she dedicated to find the harmonic balance between nature and the soul piled up, her stone started to glow. Jiwon avoids using ready-made things and hand crafts even the smallest components. This intentions of her’s makes us not only wear beauty but also put on her persistence, spiritual up-lift and nature. For these reasons, when gazing through the stone of mind; the crystal that encrypted the artist’s spirit, we feel like possessing the philosopher’s stone that turns lead into gold.

Written by Chae Song Kim (Pokettales Director)

빛이 나는 돌 흐르는 돌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빛을 봤다. 둥근 구슬에 빛이 통과하여 빛이 만들어진다. 흐르는 돌이란 스스로 빛이 나는 유리 수정 목걸이를 뜻한다. 기원전 550년경 쐐기 문자 점토판에 있던 유리 제작 과정에 대한 글을 읽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점토판에 적혀있는 유리를 만드는 방법은 놀라웠다. 매우 구체적인 방법과 정확한 무게를 기록해 두었다. 그 안에 이야기는 상상했던 그시대 사람들의 모습보다 더 내가 마치 그곳에 있어 신성한 달빛 아래에서 의식을 치르는 한 구성원으로 마치 회귀하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다시 상상을 하며 계속해서 되돌아가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재료와 도구 모든 것을 원초적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생각을 했다.

작은 알맹이들이 모여 목에 걸리기까지
한 가지의 재료라도 수백 가지 표현을 하고 싶다. 가능한 여러 가지 빛깔을 만들어 본다. 반사되어 빛나는 구슬,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어 투명한 구슬과 불투명하게 빛이 나는 구슬 그리고 그 구슬들을 모아 연결하여 목걸이를 만든다. 무색 수정은 그동안 가장 집중했던 재료이다. 마음속 깊은 어디엔가 마음이 통한 것 같다.

천천히 나누고 싶은 이야기
수천 년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저마다 생각하는 것은 같다는 생각을 한다. 계속해서 아름다움을 이어주고 재미를 주고 싶다. 고대 시절을 친숙하게 이어주고 싶다. 인간에 대한 생각이다. 그것을 통해서 나를 이해하고 그 시대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던 걸까 스스로를 이해하고 멈추지 않는 샘이 있는 것 같다. 계속 해답을 찾으려 한다.

작업의 연결
오랜 시간 집중했던 반지 작업으로 작은 조각들과 원통형 기둥들이 생겨났다. 작은 조각들은 바닷속 생물들과 화석들의 형상을 조각하였고, 수정 덩어리 들은 아주 단단하고 견고하게 재단되어 구슬을 가공하기에 알맞다. 시간과 재료들이 쌓여 그다음 작업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하였다. 심호흡하여, 다음 연결고리는 무엇인지 궁금하고, 긴 호흡을 내뱉는다.

Q&A with Song Ji Won

Q: 포켓테일즈에서 진행하는 첫 현대 장신구 전시입니다. 작가님에게 현대 장신구란 고대의 장신구들과 비교하여 어떠한 의미가 있나요?

A: 지금까지 장신구 창작의 흥미를 느껴 작업을 했어요. 제가 하고 있는 작업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렸지요. 저에게 현대 장신구란 제가 지금 만들고 있는 작업 그 자체입니다. 또 고대 장신구들과 비교하여 지금 현대의 감성으로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해요. 기원을 생각하며 그들이 처음 장신구를 발명하고 시도하면서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끊임없이 존중해요. 이번 작업은 고대 장신구와 밀접한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고대의 장신구는 현대 작업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기존 방식을 사용하되 고대 장신구의 흥미로운 점을 찾아다녔습니다. 예를 들어 비즈를 이야기하자면, 오랜 시간 동안 단순한 모양에서 크게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머나먼 시간 차가 존재하지만 장신구가 어떻게 처음 만들어졌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고대 장신구는 장신구의 시작점을 의미해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주제가 담겨 있지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목걸이' 반지, 팔찌와 같은 장신구의 기원을 찾아다녔어요. 저에게 고대 주얼리는 즐거운 샘물 같아요.

*현대장신구’contemporary jewelry’란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에 구애받지 않고 참신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장신구 제작을 시도한 착용할 수 있는 시각예술을 뜻합니다.

_참고 문헌<조성호, 현대장신구의 시작과 미술가 기여에 관한 연구>

Q: 주로 반지 작업을 진행해오셨는데, 이번에 목걸이 작업을 새로이 선보이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2018년도에 처음 반지 시리즈를 만들었어요. 반지라는 장신구를 하나의 작업 주제로 손에 착용하는 작업에 대한 흥미가 첫 번째였어요. 그 후 반지 작업을 통해 여러 재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비즈 구슬을 만들 수 있는 원기둥들이 모였어요. 누군가의 목을 장식하는 목걸이는 반지와는 차원이 다른 장신구라는 생각에 오랜 시간 시도하지 못했던 작업이에요. 여러 가지 연구과정이 필요했어요. 어떤 방식으로 목걸이를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실패할 것 같은 생각에 시행착오를 통해 천천히 작업해 나갔어요. 이번 전시에서 하나의 돌파구를 찾고 싶었어요.

Q: 오래된 물건을 수집하시면서 이번 전시에 영감을 준 소장품들이 있다면 대표적으로 어떤 것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첫 번째 소장품은 반지같이 고리로 되어 있는 부식된 프리코인 화페였던 링머니 (celtic ring money CA. 2,000 - 800 BC)입니다. 전시장 중간에 긴 수정병 팬던트 몸통에 자리하고 있어요. 고리를 반지로 착용도 해보고 만졌을 때, 오랜 시간 누군가가 실제로 지녔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그런 사연이 있는 물건들을 함께 병치해보고 싶었어요. 수정병과 함께 이 링머니를 걸어두고 싶다는 생각에 링의 지름을 맞추어 수정병을 가공 했죠. 자연석과 부식된 링머니가 같이 있으니 마치 오래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정병의 영감을 준 소장품은 로마시대 유리병이에요. 유리병이 호리병처럼 밑에 부분이 길고 매우 얇은 형태입니다. 그리고 우연히 유리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글이었는데 인공물(man made material)이지만 만드는 과정을 알고나니 노력이 더해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어요.

Q: 포켓테일즈 공간에서의 전시를 통해 작가님의 개인적인 감상이 궁금합니다.

A: 포켓테일즈에서 작업을 전시할 수 있어 행운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삶에 밀접한 부분이 많은 공예전시는 주제에 따라 어디서 어떻게 전시하느냐에 더불어 매우 다르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항상 전시하는 공간도 작품의 일부로 생각합니다. 처음 들어온 순간 포켓테일즈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작고 소중한 무언가를 서로 공감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햇빛이 드는 창문과 편안한 조명. 소중한 기억들로 가득한 아지트에서 전시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 분들께 전하고 싶은 작품 감상 포인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항상 전시에서 드리는 말씀은 직접 착용해 보시길 바라요. <흐르는 돌 시리즈 목걸이>는 착용하면 시원한 수정이 느껴지고 점점 온기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또 모든 작업물들의 촉감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수정병을 손안에 잡아보고 또 여러 가지 수정 팬던트들을 손안에 쥐어 부피와 질량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착용하며 이와 함께 여행한다는 생각을 해보신다면 좋겠습니다.

Artist

송지원 Ji Won Song (b. 1993)

금속공예를 전공한 송지원은 광물/암석을 이용해 본래의 형태의 특질을 관찰하고 가공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송지원의 작업은 그가 무엇을 보고 경험하고, 무엇이 그를 감동시키는지와 관련이 있다. 우연적으로 나타나는 형태에 집중하며, 무한 변주를 시도하여 단 하나도 똑같지 않은 장신구를 탄생시킴으로써 개체마다의 자기 주체성을 부여한다. 정해진 재료의 색, 형태 및 재료를 증류해 시각적으로 작품에 풀어낸다. 또한 인간의 신체와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규모로 서술되어, 단순한 형태로 본질을 포착하고, 순수한 형태가 본질적인 의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학력
2020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졸업, 서울

개인전
2022 Cold≒warm-odd beige powder , 갤러리 늬은, 서울
2022 갤러리 마루니 개인전, 일본 고베
2021 Natural Mineral White Powder , 갤러리 늬은, 서울

단체전
2022 미개척의 영역 송지원 유아미 초대전, 갤러리 엘, 서울
2022 joint exhibition, 2인전, 갤러리 마루니, 일본 도쿄

소장‧수상‧주요활동
2021 입선, 청주국제공예공모전, 청주
2020 입선, 탈렌테, Internationalen Handwerksmesse, 독일
2019 입선, 이타미 국제공예공모전, 일본 이타미 현재 장신구작가

◻︎ Artist: 송지원 Jiwon Song: @s_om_bre
◻︎ Photography : 박성재 Sungjae Park
◻︎ Text: 김채송 Chaesong Kim_pokettales director / 송지원 Jiwon Song
◻︎ Q&A: 김채송 Chaesong Kim_pokettales director / 송지원 Jiwon Song
◻︎ Design: STUDIO PKTD
© 2023. SONG JI WON.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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